디즈니 영화같은 조지 발란신의 호두까기인형

* 혹시라도 호두까기 인형을 못 보신 분은 제가 트랙백 걸어놓은 글을 먼저 봐주세요.

우연히 저렴하게 입수한 호두까기인형 티켓이 있어 어제 예술에 전당으로 여자친구와 함께 보러 갔었습니다. 실은 발레는 관심은 많은데 실제로 본 건 2006년에 국립발레단에서 유명 발레극의 주요 장면을 모으고 남경주 씨가 해설했던 ‘해설이 있는 발레’를 한 번 봤을 뿐이고, 거기에 기껏해야 발레에 대한 책 한 권 읽은 게 다였었거든요.

그래서 어떤 포인트를 중심으로 봐야 하는 지, 어떤 배경이 숨어 있는 지를 검색하다가 용짱 님이 호두까기 인형에 대해서 정리해놓은 글을 발견하고 전반적인 배경 상황을 알게 되었어요. 호두그런데 안타깝게도 용짱 님도 이번에 공연되는 조지 발란신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은 못 보셨더라구요. 과연 글에서 설명해놓은 여러 가지 버전 중에서 어떤 버전에 가까울 지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게 되었어요.

하루 종일 기다렸건만 막상 회사 일과 교통 사정으로 안타깝게도 지각을 하는 바람에 1막을 보지 못했어요. 하지만 하이라이트는 2막이야라며 애써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기다렸죠. 불행 중 다행은 그렇게 기다리면서 프로그램 북을 차분히 볼 수 있었다는 건데요. 거기에 보니 이번에 공연하는 오리건 발레단의 조지 발란신 버전은 아주 흥행에 신경을 많이 쓴 버전이더군요.

이 버전은 최대한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기본은 호두까기인형의 초연판인 이바노프 버전을 바탕으로 했다고 해요. 그래서 2막에서 주인공은 관찰자 입장에서 구경하는 역할을 맡아서 요정 등의 공연을 보고만 있고 1막에서의 아역이 그대로 아역으로 나오게 됩니다. 어린이가 계속 나오게 하면서 온 가족이 보기 편하게 했고, 어린이 층을 타겟으로 해서 세부 캐릭터를 좀 더 강조했다네요.

그래서 딱 들었던 느낌은 ‘한 편의 디즈니 영화와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도 너무 어린이 뮤지컬 같은 느낌이 들지는 않았던 게 2막을 이바노프 버전으로 하고 성인 연기자들이 연기를 펼쳤기 때문에 어린이 연기자와 어느 정도 난이도와 흐름에 따른 균형을 맞춘 것으로 보였어요. 전반적으로 조지 발란신이 원래 목적으로 했던 ‘온 가족이 함께 보기 좋은 발레극 ‘에 효과적으로 구성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2막만 보았기 때문에 아쉬웠지만 그래도 꽤 유쾌한 기분을 가지고 여자친구와 함께 몇몇 동작들을 어설프게 흉내내면서 주변을 낄낄대고 돌아다녔는데 때 마침 음악분수쇼가 펼쳐지고 있어서 정말 완벽한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었어요. 살아가는 재미와 소소한 행복이 이런 것이라는 것 느꼈달까… 암튼 이번 공연의 만족도는 꽤 높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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