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이제 인문학의 발전에 달려있다

에스티마 님의 구글 글래스 리뷰를 보고 떠오르는 내용이 있었다. 계속해서 생각하는 내용인데 이제 과학과 기술의 진보는 당분간 정체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단정적으로 전체에 대해 얘기했나 싶기도 한데 굳이 특정 짓자면 인간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있어서 말이다.

그 이유인 즉슨 과학과 기술이 무한한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데 더 빨리 발전할 수 있는 것에 비해서 비교적 더디게 발전하고 있다. 위의 구글 글래스 리뷰에서 나타났던 것처럼 음성 인식은 꽤 오래 전부터 나왔지만 생각보다 빨리 누구나 대화하듯이 명령하고 알아듣는 시스템은 나오지 않고 있다. 사람이 정해진 대로만 얘기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말을 하기 때문에 언어에 대한 분석이 깊이 이루어져야만 컴퓨터와의 대화도 가능해질 것이다.

소셜 콘텐츠 분석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있다. 어떤 사람이 남긴 글을 긍정적인 내용인지, 부정적인 내용인지, 비꼬는 건지, 진심인지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언어학적인 깊은 연구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모든 사물이 네트워크와 연결되고 있다. 얼마 전 회사로 초청된 파워블로거 우주 님의 특강을 듣다가 떠오른 생각이었는데 열쇠가 필요없는 문이 등장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문 앞에 가면 ‘주인님이구나’ 하고 알도록 말이다.

그런데 나를 인식하게 하는 건 어떤 게 있을까 생각해봤는데 첫번째로 떠오른 건 얼굴이었다. 카메라로 나를 인식하려면 나의 각종 얼굴 각도에 따른 DB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시간대별로 각종 주변 밝기에 따라, 머리 길이에 따라 변화하는 내 얼굴을 모두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얼굴이 붓더라도, 술이 마셔서 벌겋더라도, 기분의 변화에 따른 표정 변화가 있더라도 모두 알아봐야 한다. 그 모든 DB가 있거나 혹은 그것을 감안해서 추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OMG!

도저히 얼굴만으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소리도 부차적으로 함께 확인할 수 있도록 해서 보완하자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사람의 목소리 또한 고유의 파장이 있다고는 하지만 술에 취해서, 감기에 걸려서, 목이 쉬어서, 컨디션이 안 좋아서 등 다양한 목소리를 내게 된다. 이런…

이쯤에서 난 사람이 사람을 알아보는 것에 대한 무한한 경외감이 들었다. 우리는 우리도 모르게 사람을 만나서 그 사람과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등을 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수많은 DB를 뇌 속에 저장해놓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있다가도 우리는 30미터 앞에서 슬쩍 지나가는 누군가의 뒷머리 일부만 보고도 ‘어? 누구 같은데?’라는 것을 알아낼 정도가 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언어, 우리의 인식 체계 등에 대해서 아직도 모르는 것이 많다. 결국 과학과 기술이 끊임해서 발전하고 있고 각종 디바이스와 소프트웨어가 인간을 모방하고 있지만 그 본질적으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발전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 동안 과학과 기술의 발전에 매료되어 인류가 인문학을 등한시 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이제 인문학이야 말로 그 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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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의 미래는?

몇년 전 클라우드라는 개념이 IT업계를 강타하면서 개개인이 가진 컴퓨터의 성능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사실상 매개체가 되는 컴퓨터가 있기만 하고, 네트워크에만 접속이 된다면 나머지는 클라우드에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장이든 정보처리든 프로그램 실행이든 뭐든 간에 개념적으로는 클라우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 3년 전 컴퓨터 관련 광고주 PR 어카운트를 맡고 있을 당시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컴퓨터 업계는 점점 더 힘들어지겠구나. 기자들을 만나고, IT 리뷰어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봐도 싱글 코어에서 듀얼 코어로 갔을 때 만큼의 임팩트가 그 이후로는 없다는 거였다. 사실상 헥사코어든 뭐든 전보다 빠르다 이거지 실제로 성능에서 놀랄 만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반도체 공정 상의 수율 문제로 생산성의 이슈도 있고, 컴퓨팅 관련 업계에서는 혁신의 벽에 부딛힌 상황이었다. 소프트웨어 쪽은 승승장구, 날고 뛰고 있는데 하드웨어 쪽은 영 이렇다할 성과가 몇년 째 없었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5년에서 10년째 같은 컴퓨터를 쓰고 있고, 별 어려움 없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하드웨어 쪽에 큰 타격을 주었고 뒤 이어 모바일 시장의 빅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점점 컴퓨터를 켜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굳이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검색할 수 있고, 쇼핑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을 뿐더러 훨씬 접근하기 빠르고, 훨씬 편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가상 클라우드에, 모바일에 뺏기고 있다. 각자 살 길을 모색 중이다. 프로세서 업계에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태블릿에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컴퓨터 생산업체에서는 태블릿 PC와 같은 개념으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이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기에는 어느 업계에서 내놓든 상관없고 결국은 들고 다니기 편한 태블릿과 PC가 결합된 형태로 컴퓨터가 정리될 것 같다.

여기에는 한 가지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Entertainment이다. 왜냐면 인간의 욕심은 점점 가상 현실을 실제처럼 하려고 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런 것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배틀필드 4 홍보 영상을 보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게임은 이제 점점 현실을 따라잡고 있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게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기상 환경에 맞게 하늘의 구름이 변화하고, 바닷물이 움직인다. 눈동자가 광원과 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빛을 반사하고 실제처럼 보이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더욱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말이다.

이런 정도의 현실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는 엄청난 물리엔진이 돌아가야 하는데 필요한 사양이 높다. 온라인 게임도 최소한의 기본 사양을 높게 잡고 만들면 가능하지만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과 판매에 달려 있는 법이다. 사양을 올릴 수록 팔 수 있는 시장이 좁아지고 그러려면 게임에 가격을 붙여야 하고, 사양을 높게 잡을 수록 비싸지고 좁은 시장에 비싸게 팔아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게 온라인 게임이다.그래서 일반적으로  게임의 리얼리티는 콘솔 게임이 더 높은 이유가 그런 데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생각하기 컴퓨터가 가진 다양한 기능 중 서핑, 온라인 쇼핑 등 일상적인 기능은 모바일 기기가 흡수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기능한 콘솔 게임기와 별도의 DVD/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중기적으로 콘솔게임기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지금보다 더 극적으로 합쳐지고, 장기적으로는 모든 게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가진 모바일 기기 만으로도 고사양의 게임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서 돌아가고 주변에 있는 어떤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보면서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그런 환경이 온다면 아마도 수익 모델은 하드웨어의 판매에 있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의 사용 비용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콘텐츠 제공 및 클라우드 제공에 따른 과금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되지 않을까? 지금 제조업 기반의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이 잘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