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의 미래는?

몇년 전 클라우드라는 개념이 IT업계를 강타하면서 개개인이 가진 컴퓨터의 성능이 점점 무의미해지고 있다. 사실상 매개체가 되는 컴퓨터가 있기만 하고, 네트워크에만 접속이 된다면 나머지는 클라우드에서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저장이든 정보처리든 프로그램 실행이든 뭐든 간에 개념적으로는 클라우드에서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 3년 전 컴퓨터 관련 광고주 PR 어카운트를 맡고 있을 당시에 그런 생각을 했었다. 컴퓨터 업계는 점점 더 힘들어지겠구나. 기자들을 만나고, IT 리뷰어들을 만나서 얘기를 나눠봐도 싱글 코어에서 듀얼 코어로 갔을 때 만큼의 임팩트가 그 이후로는 없다는 거였다. 사실상 헥사코어든 뭐든 전보다 빠르다 이거지 실제로 성능에서 놀랄 만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반도체 공정 상의 수율 문제로 생산성의 이슈도 있고, 컴퓨팅 관련 업계에서는 혁신의 벽에 부딛힌 상황이었다. 소프트웨어 쪽은 승승장구, 날고 뛰고 있는데 하드웨어 쪽은 영 이렇다할 성과가 몇년 째 없었다. 실제로 주변 지인들에게 물어봐도 5년에서 10년째 같은 컴퓨터를 쓰고 있고, 별 어려움 없다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클라우드 컴퓨팅의 등장은 하드웨어 쪽에 큰 타격을 주었고 뒤 이어 모바일 시장의 빅뱅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점점 컴퓨터를 켜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굳이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검색할 수 있고, 쇼핑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을 뿐더러 훨씬 접근하기 빠르고, 훨씬 편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컴퓨터는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자리를 가상 클라우드에, 모바일에 뺏기고 있다. 각자 살 길을 모색 중이다. 프로세서 업계에서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태블릿에 최적화된 제품을 내놓기 시작했고, 컴퓨터 생산업체에서는 태블릿 PC와 같은 개념으로 새로운 살 길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이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보기에는 어느 업계에서 내놓든 상관없고 결국은 들고 다니기 편한 태블릿과 PC가 결합된 형태로 컴퓨터가 정리될 것 같다.

여기에는 한 가지 변수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Entertainment이다. 왜냐면 인간의 욕심은 점점 가상 현실을 실제처럼 하려고 하고 있고, 사람들은 그런 것에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온 배틀필드 4 홍보 영상을 보면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게임은 이제 점점 현실을 따라잡고 있다. 나뭇잎 하나하나가 주변 환경의 변화에 맞게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기상 환경에 맞게 하늘의 구름이 변화하고, 바닷물이 움직인다. 눈동자가 광원과 내 위치에 따라 다르게 빛을 반사하고 실제처럼 보이게 된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었다. 더욱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말이다.

이런 정도의 현실적인 움직임을 위해서는 엄청난 물리엔진이 돌아가야 하는데 필요한 사양이 높다. 온라인 게임도 최소한의 기본 사양을 높게 잡고 만들면 가능하지만 모든 것은 수요와 공급, 그리고 가격과 판매에 달려 있는 법이다. 사양을 올릴 수록 팔 수 있는 시장이 좁아지고 그러려면 게임에 가격을 붙여야 하고, 사양을 높게 잡을 수록 비싸지고 좁은 시장에 비싸게 팔아서 성공하기가 쉽지 않은 게 온라인 게임이다.그래서 일반적으로  게임의 리얼리티는 콘솔 게임이 더 높은 이유가 그런 데 있다.

그래서 단기적으로 생각하기 컴퓨터가 가진 다양한 기능 중 서핑, 온라인 쇼핑 등 일상적인 기능은 모바일 기기가 흡수하고,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기능한 콘솔 게임기와 별도의 DVD/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이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중기적으로 콘솔게임기와 멀티미디어 플레이어가 지금보다 더 극적으로 합쳐지고, 장기적으로는 모든 게 하나로 해결할 수 있도록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가진 모바일 기기 만으로도 고사양의 게임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통해서 돌아가고 주변에 있는 어떤 디스플레이를 활용해서 보면서 즐길 수 있을 거라는 말이다.

그런 환경이 온다면 아마도 수익 모델은 하드웨어의 판매에 있는 게 아니라 클라우드의 사용 비용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콘텐츠 제공 및 클라우드 제공에 따른 과금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되지 않을까? 지금 제조업 기반의 삼성전자, 엘지전자 등이 잘 생각해봐야 할 대목이다.

[Case Study] [2013 칸 국제광고제] [Silver Lion] WWF, The Ant Rally

WWF는 WorldWide Fund for Nature라는 단체로 글로벌 환경 운동 단체입니다. 여기는 최근 몇년간 꾸준히 재밌는 캠페인을 내놓고 있는데요. 올해 내놓은 캠페인도 아주 기발합니다.

개미를 활용한 캠페인이라니! 게다가 메시지를 들고 당당히 시위를 하는 개미의 자태에 넋을 놓고 봤습니다. ^^ 이 캠페인으로 많은 확산과 언론 노출을 받았다고 하니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모금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관련 데이터가 없거든요. 궁금하네요.

[Case Study] [2013 칸 국제광고제] [Silver Lion] Volkswagen, the Beetle Shark Cage

이 케이스는 여러 가지 면에서 흥미로운 케이스입니다. 올해 유난히 쟁쟁한 프로그램들이 많아서 그런지 별로 눈에 띄지 않지만 가만히 따져보면 재밌는 요소가 많이 있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일단 영상부터. (Case Film을 보면 좋은데 바로 embed가 안 되는 관계로 일단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만든 영상부터)

그리고 링크된 칸 라이언즈 사이트에 올라가 있는 영상을 한번 보세요. (버퍼링의 압박이 있으므로 인내심 탑재 요망;;;)

[타겟 설정]

이 케이스가 재밌는 포인트는 타겟에서부터 출발합니다. 하지만 그 근본에는 브랜드 속성 내지는 브랜드 퍼스널리티와도 관련이 있지요. 왜냐면 바로 일반적으로 메인 타겟의 기준을 ‘시장에서 누가 우리 제품을 사는가?’ ‘누가 우리 제품을 좋아하는가?’로 놓고 그들에게 제품의 장점을 더 잘 내보내서 제품을 팔게 하는 전략을 택하는데 반해서 이번 캠페인은 반대로 누가 왜 사지 않느냐에서 출발했습니다. (폭스바겐쯤 되니까 가능한 전략이기도 합니다.)

바로 Beetle이 여성 타겟에게 아주 매력적이고 선호도 높은 차종이지만 남성들에게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어쨋든 자동차 시장에서는 남성 타겟이 구매력이 높습니다. 무시할 수 없죠. 아무래도 남성이 더 비싼 차를 선호하고, 더 자주 차를 바꾸고 싶어하니까요. 폭스바겐은 그래서 Beetle이 너무 여성에게 좋은 차로만 포지셔닝 되는 것이 안타까웠을 겁니다. 그래서 남성을 타겟으로 하기로 결정했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전략을 이렇게 잡으려면 제품이나 브랜드가 흔히 말하는 메인 타겟의 확고한 지지와 로열티를 갖고 있지 않으면 힘듭니다.

시장 상황은 이런 상황과 비슷하기 때문이죠. 강남녀 아가씨가 강북남을 만나고 있었습니다. 아직 사귀는 건 아니지만 적절히 연락을 주고 받고 데이트도 하면서 썸쩍지근한 상황을 연출하고 있었죠. 이때 강남녀 아가씨가 강남남을 만나게 됐습니다. 관심은 있는데 어떡하면 좋을까요? 만약 강북남이 이미 강남녀에게 푹 빠져 있다면 강남녀가 강남남에게 시간을 투자하는 동안 강북남은 기다려 줄 것입니다. 하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었다면? 그럼 스스로 식어서 돌아설 수도 있겠죠. 머리가 아픕니다.

하지만 실제 시장은 이보다 복잡하죠. 강남녀가 고민하는 사이 갑자기 강북녀가 나타납니다. 혹은 이미 그 전부터 강동녀가 은근히 뒤로 작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강북남이 기다릴 이유가 없습니다. 그리고 기다리려고 마음을 먹었어도 실제로 그렇게 하기에는 너무 많은 유혹이 있습니다.

이런 식으로 시장에서는 고객의 인지도, 우호도, 재구매율 등을 기반으로 한 로열티를 판단해야 하고, 경쟁자들의 전략도 잘 판단해야 합니다. 폭스바겐은 강북남은 내꺼다 라고 판단했겠죠. 혹은 캠페인 한번 할 정도는 기다려주겠지로 생각했을 수도 있고요. 어쨌든 강남남을 내 것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나 봅니다.

[타겟 인사이트]

다음으로 신기한 점은 타겟에서 뽑은 인사이트입니다. 흔히 일반적으로 남성을 타겟으로 하는 브랜드가 가장 잘 쓰는 것은 2가지를 꼽는다면 섹스 아니면 스포츠입니다. 아주 매혹적인 여성이 나오거나 좋아하는 스포츠 스타가 나와서 남성을 자극합니다. 그 흥분을 고스란히 제품으로 연결시키죠. 면도기 광고, 자동차 광고, 소주 광고 등이 대표적이죠. 아마도 어떤 나이의 어떤 타겟이라도 남성에게는 그 두 가지가 유니버셜한 주제라서 그런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하하하;;;

하지만 실제로는 요즘 들어 타겟의 라이프 스타일이 복잡해지면서 인사이트에 더 많은 요소들이 나오긴 합니다. 게임을 좋아한다거나, 와인을 좋아한다, 캠핑을 좋아한다, 미용에 관심이 많아졌다, 가족을 아낀다 등등 타겟의 세그멘트에 따라 인사이트가 다르게 잡힐 겁니다. 얼마나 세분화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죠. 딱히 세분화하지 않고 남성! 이라고 한다면 아마도 앞의 2가지가 가장 효과적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폭스바겐은 두 가지를 피했습니다. 아마도 폭스바겐이라는 브랜드가 가진 Unique하고 Fun한 속성을 잘 활용하고 싶었을 겁니다. 그리고는 남성이 좋아하는 다양한 것들 중에서 가장 의외의 대상을 뽑아냅니다.

바로 ‘상어’이지요. 상어와 자동차라… 상어를 닮은 형태의 자동차? 상어를 그래피티로 넣은 자동차? 이런 상상을 뛰어 넘은 상상을 합니다.

[아이디어를 현실로 가져오기]

…비틀을 타고 상어를 본다? 오? 그거 은근히 재밌다. 이젠 그림을 좀 만들어볼까? 그냥 타고 보기만 하면 재밌을까? 아니야. 이 과정을 디스커버리와 함께 하자. 그럼 더 파급력이 클 꺼야. 그리고 뭘 보여주지? 일단 물속에 들어갈 비틀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자. 그리고… 실제로 들어가서 탐사하는 장면도…

그래서 결국 실제로 디스커버리 채널에 방영이 됐고, 그 이전에 티징 영상 부터 많은 바이럴이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디스커버리 채널 및 유튜브 등 SNS에서도 콘텐츠 자체가 바이럴 영상이 되어서 많은 확산이 있었고요.

결국 비틀과 상어의 어색한 조합은 타겟인 남성의 이목을 확실히 끌었고, 호감을 이끌어냈다고 심사위원들에게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 아예 의외의 조합을 만들어낸 다음에 그것을 아주 그럴듯하게 보이도록 포장하는 전략. 꽤 나쁘지 않네요. ^^

실제 세일즈에도 영향을 미쳤을까요? 월 3,000 대 이상의 세일즈를 보였는데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합니다. 또한, 단순히 세일즈 수치 뿐만 아니라 원래 목적으로 했던 남성 구매자 수치가 20%에서 40%로 급증했다고 하니까 캠페인 덕을 톡톡히 봤다고 할 수 있겠죠.

[Case Study] [2013 칸 국제광고제] [Gold Lions] Dove, ‘Real Beauty Sketches’

이 캠페인은 2004년부터 도브가 이끌고 있는 장기 캠페인이다. 미에 대한 일반인들의 왜곡된 인식을 바로 잡음과 동시에 도브 자체가 믿을 만하고, 친근하고, 앞서가는 브랜드로 포지셔닝하고자 했던 유니레버의 한 수였다.

Slideshare에서 발견한 Real Beauty 캠페인 분석 슬라이드.

Dove Campaign for Real Beauty Case Analysis from rodee

올해 Cannes Lions에서는 Real Beauty Sketches 캠페인을 통해 Branded Content & Entertainment 부문에서 Gold Lions를 수상했다. Intel의 ‘Beauty Inside’에 비록 Grand Prix를 뺏기긴 했지만 충분히 의미있고 감동적인 캠페인 영상을 먼저 한번 보자.

여성에 대한 왜곡된 미에 대한 가치 판단은 남성보다도 여성이 스스로 가진 게 더욱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20세기 초중반 여성의 인권 운동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꼈던 부분은 여성이 스스로 가진 여성의 한계와 편견과 싸우는 것이었다고 한다. 엄마가 딸에게,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친구가 친구에게 등 많은 부분 ‘여자가 어떻게…’의 의식과 싸우는 것이 가장 큰 벽이었단다.

현대의 왜곡된 미 의식 및 가속화 되어가는 성 상품화는 여성 스스로 깨어날 때 가능하다. 미에 대한 탐구 및 추구는 인간의 본능이라고도 할 수 있을 텐데 그 미가 무엇인지, 아름다움의 정의에 대한 기준은 다분히 철학적이다. 가치 체계, 사고 체계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 아름다움의 기준은 처음에는 남성에 의해, 이후에는 남성과 여성의 본능을 자극해서 이윤을 창출하기 위한 자본에 의해 왜곡되었다. 그러한 연결 고리를 깨는 것이야 말로 여성이 진정으로 해방되는 날이 아닐까?

도브는 아마도 그러한 포인트에서 여성의 진정한 미를 떠올리게 하고, 그것을 가져온 선구자이자, 동지이자, 믿을 만한 브랜드가 되고자 했을 것이다.

이번 캠페인에서는 왜곡된 미 의식으로 인해 낮아져 있는 여성들의 자존감을 회복시켜줄 수 있도록 시각적으로 아주 효과적인 장치를 마련했다. 자신이 보는 나와 남이 보는 나를 시각적으로 비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Dumb Ways to Die’와 마찬가지로 잘 만들어진 콘텐츠는 저절로 공유하도록 한다. 역시나 가장 좋은 확산 전략은 공유할 만한 영상을 만드는 것이다.

[Case Study] [2013 칸 국제광고제] [Grand Prix] Melbourne Metro Trains, ‘Dumb Ways to Die’

올해 2013 Cannes Lions의 주인공은 아마도 이 캠페인이 아닐까 싶다.

Dumb Ways to Die

호주의 Melbourne Metro Trains가 진행한 안전 캠페인으로 역 플랫폼, 철길 등에서 벌어지는 안전 사고에 대한 캠페인이다. 일반적인 사고 예방 캠페인과 달리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후크송을 활용했고, 단순히 귀엽고 교훈적인 게 아니라 의외의 잔인한 내용과 어이없는 내용을 통해 재미 요소를 넣음으로서 소셜 채널을 중심으로 엄청난 바이럴이 일어났다. 또한, 유튜브 영상에다 마이크로 사이트, 음원 제공, 캐릭터를 활용한 게임 등의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채널과 TVC, 인쇄, 라디오 등 전통 매체를 통해 더욱 풍부한 경험을 하게 하고 저 캐릭터와 노래에 빠져들게 했다.

– Grandprix: 총 5개 부문(Direct/ Film/ PR/ Radio/ Titanium & Integrated)
– Gold: 총 4개 부문(Branded Content & Entertainment/ Cyber/ Outdoor/ Promo & Activation)
– Bronze: 총 1개 부문(Press)

대부분 봤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래도 다시 보자. 인기의 이유는 바로 거기에 있으니까. 왜 그렇게 인기였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다시 봐도 훌륭하다.

[분석]

1.  가장 큰 의미는 콘텐츠의 힘에 있는 것 같다. 귀엽고 재밌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공요소가 아니었나 싶다. 마케터들이 가지고 있던 소셜 채널과 인터랙티브에 대한 심한 압박감으로 인해 억지적으로 인터랙티브한 요소를 넣어 어떤 액션을 유도하게 했다거나, 혹은 소셜과의 연동으로 친구의 얼굴을 보여준다거나 하는 등의 요소가 들어갔다면 오히려 참여를 방해하고, 자발적인 확산의 장애물이 되었을 것이다. 그냥 확산하고픈 콘텐츠를 잘 만드는 것. 그것이 진정한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한 캠페인이었다.

2. 우선,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에이전시의 크리에이티브도 있지만 이것이 나오기 까지 클라이언트의 마인드가 컸다고 본다. 클라이언트가 이런 것을 바라고 브리프를 줬던 아니든 간에 에이전시가 이런 전략과 컨셉을 세워서 클라이언트에게 제시했을 때 아마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철도 회사의 안전 캠페인. 그 동안 안 한 것도 아니고 이런 저런 캠페인들 많이 하지 않았냐. 내용도 언제나 같은 내용이고, 거기에 또 하나의 비슷한 캠페인을 더 하는 것은 의미 없다. 눈에 띄어야 하고, 확산될 수 있어야 하고, 메시지가 기억에 남아야 한다.” 그리고는 이 캐릭터 애니메이션 캠페인을 소개했을 텐데 그걸 클라이언트가 받아들였다는 게 의미가 큰 것 같다.

(사족으로 우리나라였으면…) 1) 이건 애들만 좋아하는 거 아니에요? 2) 우리 메트로 얘기가 너무 적은데요? 메시지가 전체 얘기 중에 일부분 밖에 안 되는데 제대로 전달 되겠어요? 3) 애니메이션 만들어봤는데 그거 별로 관심도 안 끌고 그냥 지하철 내부에서나 좀 틀다 말았어요. 좀 더 크리에이티브한 거 없어요?

3. 애초에 다양한 확장성을 고려해서 기획된 짜임새 있는 캠페인 구조가 인상적이었다. 중심이 되는 사이트, 그리고 유튜브 영상, 뒤이은 아이튠즈 음원 공개, 앱스토어 게임, 오프라인 인쇄물, TVC, 라디오 등이 모두 짜임새 있게 갖춰져 ‘이거 재미있다’고 느낀 사용자를 끝없이 따라다니며 이런 것도 있어. 저런 것도 있어. 하면서 계속 흥미를 자극 시켰다.

예를 들자면, 유튜브에서 영상을 1차로 보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2차로 소셜 채널에서 그 영상이 재밌다고 친구들이 공유한 걸 보고는 나도 그거봤는데 재밌었다고 라이크와 댓글을 남겼다. 3차로 우연히 집에서 TV를 보다가 광고를 봤다. “ㅋㅋㅋ 이거 TV에도 광고하네”라며 소셜 채널에 남긴다. 4차로 친구가 내 글의 댓글에 그거 음원 나왔길래 다운받아 듣고 있다고 해서 나도 찾아서 다운 받는다. 역시나 중독성이 있다. 5차로 그 노래를 흥얼거리며 지나가는 출근길에 역사에 붙여진 인쇄물 포스터를 봤다. 헬멧편의 상세한 얘기가 있었다. 지나가다 보니 또 다른 편의 얘기도 있었다. 또 어떤 편들이 있나 궁금해졌다. 6차로 동료와 이 포스터 본 얘기를 하다가 게임도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이 귀요미들을 데리고 무슨 게임을 하는 지 궁금해서 앱스토어에서 다운받아 보기로 한다.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캠페인은 유저를 따라 다닌다. 하지만 조금씩 조금씩 보여주는 콘텐츠의 내용도, 모습도 달리하며 지겨움을 탈피했다. 흔히 전방위적 캠페인을 구성하면서 이런 부분을 간과하기 쉽다. 채널을 넓히는 데만 집중하다가 소비자의 입장에서 피곤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조금씩 조금씩 변주를 줌으로써 그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좋은 팁을 발견할 수 있었다.